어제 일요일 오락가락하던 장맛비(한글 맞춤법이 그렇다니 쓰긴 씁니다만 당췌 - "장마비"라 쓰던 기억이 있는데 언제부터 바뀐건지....)가 잠시 물러가고 빗물에 씻긴 공기는 가을 하늘처럼 청명하고 맑은 가시거리를 보여줍니다.  도시와 산업화 진행이 가속되면서 오염된 공기로 인해 맑고 깨끗한 날을 보는게 점차 어려워집니다.
어려서 늘 보던 맑고 청명했던 하늘이 이제는 공기가 너무 많이 오염되어 이런날을 만나는게 참으로 오랜만인듯 합니다.


우리네 보통 평범한 인간사라는게, 나고 자라고 학교를 다니고, 성인이되고, 군대를 다녀오고 학업을 마치고 부모품을 떠나 사회로 진출하고 결혼을 하면서 자녀가 생기고 살아가는게 바빠지면서 점차 부모님과 같이 지내는 시간은 작아저만 갑니다.  역시 자식은 품안에 있을때 자식이라고들 합니다.

새로이 한가정을 꾸리고 살다보면 자식은 이제 또 다른 자식을 위한 생활 그리고 살아가기 바쁘다는 핑게로 늙어가는 부모와는 제대로 대화할 시간도 없고, 업무에 치이고, 아이들에게 치이고, 삶에 찌들어 마음에 여유도 없이 젊은 날을 보내다 보면 옆을 돌아볼 겨를이 없습니다.
그렇게 살아온 세월이 이제는 살아온날 보다 살날이 더짧아져만 갑니다.

이제 어느정도 나이들고 보니 "너도 한번 살아봐라"라시던 옛 어른들 말씀이 자꾸만 생각 납니다.
모든 일들이 말로만 듣고는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그 나이쯤을 지나고 직접 몸으로 격고 경험을 하고나서야, 아~  그 때 그 말씀이 이런거였구나 라고 뒤늦게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깨닫는 그 순간 때는
이미 지나가버리고 맙니다.
그러고 보면 인간은 참으로 미련한 존재 입니다.  아무리 말을 해도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직접 경험을 하면서 이해를 합니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홀로되신 어머니를 보면서, 이제 다시금 어렸을때 처럼 어머니의 품안에 자식으로 되돌아 가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무리 힘들었어도 아버지 있을때가 더 좋았다" 라고 하십니다.
부부간의 사이는 부부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라는 말이 있듯이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엔 자식인 내가 모르는 두분만의 정깊음이 있었던가 봅니다.
전엔 나이드신 어르신들의 했던말 또하고 했던말 또 하는 그게 귀찮게만 느껴졌었습니다. 왜 어른들은 똑 같은말을 자꾸만 반복할까 의아해 했습니다.
그러나 이젠 이해 합니다.
어제 들었던 이야기를 오늘 다시금 듣게 될지라도, 새삼 처음 듣는냥 가만히 귀기울여 듣다가 맞장구를 쳐드립니다.  그리고 이미 어제 했던 맞장구를 되짚어 처음 인냥 또 합니다.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서로 오손도손 말상대가 필요하고 또 들어주는 이가 있고, 그 이야기에 공감해주는 이가 필요한 때 입니다.

오늘도 나는 어머니에게서 듣고 들었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와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당신의 살아오신 얘기들을 처음 듣는냥 들으면서 머리를 주억거려 동감을 표합니다.
그렇게 또 어머니와 동행하여 아버지를 만나러 가면서 오면서 예전에 나누지 못했던 데이트를 즐깁니다.
당신 곁에서 가만히 얘기를 들어드리기 위해서라도 나는 당신 품으로 돌아가렵니다.

새로 개통한 9호선 동작 전철역 내부, 민자 유치로 만들어서 그런지 시설들이 좋습니다.
그러나 여기저기 눈에 띄는 2% 부족함이 있습니다.
전철에서 내려서 부터 방향을 알려주는 안내표지판들이 많이 부족하고, 그 안내 표지판들도 이용자 측면 보다는 운영자 위주로 되어 있어서 안내를 하는 요원들에게 물어보지 않고는 알수가 없습니다.
 
지금까지 익수해져 있는 "나가는 곳"을 대부분 "출구"로 표기를 해놓았는가 하면 어느곳에는 "나가는 곳"이라 해 놓아서 일관성이 없고, 출구 번호마다 방향에 대한 안내표시가 거의 없습니다.


특이한 것은 급행 운행이 중간 중간 수시로 있어서 멀리 가는 사람들은 빠르고 편리합니다.  9호선에서 다른 노선으로 환승 할때는 교통카드 체크를 이중으로 두번해야 한다는게 번거롭습니다.

9호선 동작 전철역 출구 안내를 위한 위성지도 안내판 입니다.  기존 4호선 동작역과 거리가 멀어서 환승 하려면 많이 걸어야 합니다만, 9호선 동작역은 현충원 정문과 가까워서 현충원 방문시에는 편리합니다.

현충원 경내 잔듸에서 평화롭게 노닐고 있는 비둘기들 입니다.

앞서 걸어가는 어머니의 뒷 모습

내 아버지가 모셔진 충혼당 전경

충혼당 앞 분향소 ...... !

청명한 가을 날씨 처럼 맑은 공기와 싱그러운 녹음이 있는 곳

분향을 마치고 아버지를 뵙고 나와서 곁에 있는 쉼터 평상에서 싸가지고간 점심을 먹고 잠시 쉽니다.

이곳에 앉아서 짙푸른 녹음과 풀벌레 소리와 새소리 그리고 바람결에 지나가는 시원함을 느끼면서 오래도록 어머니와 둘이 도란도란 얘기를 나눕니다.

쉼터 평상에서 아버지가 잠들어 계신 충혼당쪽을 바라봅니다.

쉼터 평상에 누워 가을 하늘처럼 참 맑고 깨끗한 모습과 한적함을 느껴 봅니다.

자연의 소리가 들리는 숲속 쉼터 평상 마루에서 하늘을 응시하고 옛날을 생각합니다.

조그마한 동산 처럼 높다란 곳에 있는 묘역쯤에서 시야가 탁트인 한강을 내려다 봅니다.

멀리 가까이 맑은 공기로 인해 가시거리가 멀리까지 상쾌하게 보입니다.

남산 타워가 손에 잡힐듯 보입니다.

한강과 연해 있는 강남쪽이 가까이 보입니다.

턱아래 점점이 가지런히 정돈된 모습으로 잠든 영령들의 비석들이 보입니다.

어머니는 나무 그늘 돌 의자에 앉아서 땀을 식히고....... !

하늘에 비친 꽃 망울이 소담스럽니다.

청명한 하늘과 꽃 망울 그리고 소나무가 어우러져 하나의 그림을 만듭니다.

피고지고 또 피어 무궁화라네~~~~~! 

연세들어 등이 굽어 구부정이 걷고 계시는 어머니의 뒷 모습이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흰색과 분홍이 아름다운 무궁화 꽃 그리고 작게만 보이는 내 어머니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집니다.
내 어머니도 이 무궁화 처럼 화사하던 젊은 날이 있었는데.............. !

뙤약볕 아래 걸음을 옮기다가 다시 그늘진 곳을 찾아 땀을 닦고 쉬면서 못다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어머니 오늘 하루도 당신과 함께 걷는 이 길이 당신 덕분에 매우 행복했습니다.
당신이 외로우실때 또 내가 당신 그리울땐 우리 또 이 길을 같이 걸으며 많은 얘길 나누시지요.
아버지 얘기와 살아오신 날들에 대한 얘기 등등 그런 얘길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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